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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삼에 눈

공적(空寂)한 여백(餘白)으로 비어야 바로 볼 수 있다.

모든 사물이 쌍으로 음양이 조화롭게 완성되어야 생명이 탄생한다는 겉모습에 현혹되지 말고 이면에 숨어서 조종하고 주재하는 존재를 찾아서 볼 제삼에 눈을 뜨려면 거울을 반추하듯이 내면에 집중해서 자유자재하게 남을 위하는 보시와 선행은 이미 전부 이루졌다는 대의와 지혜를 알면 더 무엇을 바라겠으며 먹고 배설하는 직감으로 애착하는 상대와 만남을 최고라고 믿으면서 높은 경지와 다른 차원에 대해 배우는 학문을 선망으로 여기고 뿌듯한 기분을 느끼는 같은 식구와 관계에 연연해 하는 허세와 아집을 내려놓아야 해서 적극성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열의는 별로 없으며 살아가는 근본 문제에 대해서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본 해답을 과거 영광에서 찾지 않고 표나지 않게 묵묵히 자기 생활에 만족하면 그만이지 유난스럽게 초월에 대해 큰 발견이라도 해서 유명해지려는 명예욕으로 격식과 인사를 깍듯이 차리는 제의에 사로잡히면 사이비 광신도밖에 아니다.